Research Article
금성(金城)에서 월성(月城)으로: 사로국 왕권의 공간 전환과 경주분지의 산림수택(山林藪澤)
순천향대학교 인문학진흥원
발행: 2026년 6월 · 36권 · pp. 4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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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
본고는 사로국 초기 왕권의 근거지가 금성에서 월성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경주분지의 산림수택 과 관련하여 검토한 것이다. 기존 연구가 금성과 월성의 위치 비정, 왕성의 변천, 왕경 구조의 형성에 주로 주목하였다면, 본고는 왕권 중심 공간의 이동이 단순한 궁성의 이전이라기보다 산림수택을 정치적 중심공간으로 점유하고 재편해 가는 과정이었을 가능성에 주목하였다. 먼저 금성·궁실·시림 관련 기록을 검토하여, 사로국 초기 지배집단의 근거지가 남산 서록 일대와 밀접하게 관련되었을 가능성을 살폈다. 이어 탑동 분묘군, 오릉, 나정 일대의 고고학적 정황을 함께 검토함으로써남산 서쪽 기슭이 초기 왕권의 정치적·의례적 기반으로 해석될 수 있는 정황을 논의하였다. 한편 탈해가 월성 부지를 ‘길지’로 인식하였다는 전승은, 경주분지 중앙부의 숲·습지·하천 경관이 왕권에 의해 새롭게 인식되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월성 일대는 남천과 발천, 주변 저습지와 숲이 결합된 공간으로, 농경·수렵·어로의 자원성을 지니는 동시에 외부 접근을 제어할 수 있는 방어적 조건도 갖추고 있었던 것으로 이해된다. 따라서 금성에서 월성으로의 전환은 자연환경을 회피하거나 극복한 결과라기보다, 산림수택의 자원성·방어성·상징성이 왕권의 중심 공간 구성 속으로 점진적으로 편입되어 가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 있다. 본고는 이를 통해 월성 축성의 의미를 단순한 왕성 조영이 아니라, 사로국 왕권이 경주분지 중앙부 산림수택을 궁성 공간으로 전환해 간 환경사적 과정으로 재해석하고자 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