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지역 공립박물관 활성화 방안 연구
A Study on the Revitalization of Public Museums in the Chungbuk Region
1 경희대학교
2 충북대학교
1 Kyung Hee University
2 Chungbuk National University
DOI: https://doi.org/10.71244/jojm.2025.35.409
초록
지방자치시대의 도래와 함께 공립박물관은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주민의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는 핵심 기반시설로 자리 잡았다. 충청북도 역시 관련 조례 제정 및 공립박물관의 추가 건립 등을 통해 양적인 성장을 이루었으나, 실제 운영 현황은 전문 인력 부족과 콘텐츠 부재로 인해 질적 내실화가 시급한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는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제 결과를 토대로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의 운영 실태를 진단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구체적인 운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였다. 2025년 10월 현재,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은 법적 등록 요건조차 갖추지 못하거나 공립박물관의 평가인증 기준에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에서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고 지역의 대표 문화거점으로 위상을 정립하기 위해 다음의 다섯 가지 방안을 제언하였다. 첫째, 박물관의 정체성을 단순한 전시 공간에서 지역 커뮤니티의 중심으로 전환하여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둘째, 법적 필수 요건인 학예연구사를 조속히 확충하고 전문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셋째, 지역 고유 자원에 디지털 기술을 접목한 특성화된 콘텐츠 및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넷째, 고령화 및 다문화 사회 진입에 따른 인구 구조 변화를 반영하여 수요자 중심의 관람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다섯째, 국립박물관 등 유관 기관과의 연계 협력 강화를 통해 콘텐츠 부족 문제를 해소하고 서비스의 질을 제고(提高)해야 한다. 이상의 방안들은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지역민과 소통하는 열린 문화 공간으로 거듭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Abstract
With the advent of the era of local autonomy, public museums have become core infrastructure for establishing regional identity and guaranteeing residents' rights to enjoy culture. Chungcheongbuk-do has also achieved quantitative growth through the enactment of relevant ordinances and the construction of additional public museums, but the actual operation status is in urgent need of qualitative improvement due to a lack of professional manpower and content. Therefore, this study diagnosed the operational status of public museums in the Chungbuk region based on the results of the public museum evaluation and accreditation system and sought specific operational revitalization plans for sustainable development. As of October 2025, it was found that public museums in the Chungbuk region did not even meet the legal registration requirements or fell short of the evaluation and accreditation standards for public museums. In this study, the following five measures were proposed to improve these problems and establish a status as a representative cultural hub in the region. First, the identity of the museum should be transformed from a simple exhibition space to the center of the local community to strengthen its public nature. Second, curators, who are a legal requirement, should be expanded as soon as possible and their professional capabilities should be strengthened. Third, specialized content and educational programs that incorporate digital technology into unique local resources should be developed. Fourth, a consumer-centered viewing environment should be created by reflecting changes in the population structure due to the entry into an aging and multicultural society. Fifth, the problem of lack of content should be resolved and the quality of service should be improved by strengthening cooperation with related organizations such as national museums. These measures are expected to contribute to securing the competitiveness of public museums in the Chungbuk region and transforming them into open cultural spaces that communicate with local residents.
Ⅰ. 머리말
지방자치단체는 지역문화 발전과 지역민의 문화향유 및 평생교육 증진을 목적으로 공립박물관을 건립·운영하고 있다. 충청북도 역시 「충청북도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 조례」를 통해 “도지사는 박물관 및 미술관의 확충, 지역의 핵심문화시설로서의 지원·육성, 학예사 양성 등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을 위한 시책을 강구하여야 한다.”(제3조)라고 규정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의 「2024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에 따르면, 2024년 1월 1일 기준 충청북도 소재 공립박물관은 총 23개소에 달한다. 아울러 청주선사박물관, 옥천군립박물관, 음성군립박물관 등이 건립 타당성 사전평가를 통과하여 추가 건립이 추진 중이다. 그러나 이러한 지속적인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충북지역 공립박물관 운영의 질적 수준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제26조는 운영의 질적 수준 제고를 위해 등록 후 3년이 경과한 국·공립 박물관 및 미술관에 대한 평가 실시를 의무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2017년부터 공립박물관 평가인증 제도를 시행해 왔으며, 충북지역 공립박물관 또한 그 평가 대상에 포함된다.
그러나 충북지역 공립박물관 23개소 중 법적 등록 요건을 갖춘 곳은 2024년 현재 11개소에 불과하여, 2025년 평가 역시 이들 11개소만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2025년 평가 결과는 아직 공표되지 않았으나, 2022년까지의 결과를 보면 절반 이상이 ‘미인증’ 기관으로 분류되는 등 상당수가 정부 평가 기준에 미달하는 실정이다. 이는 박물관의 핵심 기능인 연구와 전시를 담당할 학예 인력의 미배치 등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의 부실한 운영 현황을 방증하는 결과로, 지자체와 각 박물관이 당초의 설립 목적을 충분히 달성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이에 본 연구는 충청북도 소재 공립박물관의 운영 현황을 면밀히 분석하고, 이들이 지역의 대표 문화거점 시설로서 위상을 정립하여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한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공립박물관 내실화의 최소 기준인 평가인증 제도를 바탕으로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의 상황을 진단한 후,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을 논의해 보도록 하겠다.
Ⅱ. 공립박물관 평가인증 제도
공립박물관은 지역문화 발전과 주민의 문화향유권 증진을 위한 핵심 문화기반시설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타당성에 대한 충분한 검증 없이 일부 지자체장의 치적 쌓기나 선심성 사업의 일환으로 건립이 추진되면서, 부실 운영이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었다1). 2012 문화예술정책 백서 에 따르면 1999년 30개소에 불과했던 공립박물관은 2012년 326개소로 급증하였으며, 충북지역 역시 1996년부터 2012년까지 7개관의 건립 지원이 이루어져 2012년 말 기준 25개소로 증가하였다(문화체육관광부 2013, 308-312).
이러한 양적 팽창에 따른 부실 운영 문제가 언론 및 국회, 감사원 등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무분별한 건립을 방지하고자 2012년 「공립박물관 건립타당성 사전평가제」를 도입하였다. 이어 2014년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방자치단체 공립박물관 건립·운영 개선방안」을 통해 ①공립박물관 건립의 타당성 검증 강화, ②유물 취득 및 관리의 공정성·투명성 제고, ③실효성 있는 사후관리 체계 구축을 권고하였다2). 특히 공공재원으로 건립되는 모든 공립박물관에 대해 등록을 의무화하고 등록 후 방치 및 부실운영 등을 방지하기 위한 평가제도 개선이 필요하며, 미등록 박물관에 대한 운영 개선방안 보고의무를 규정하도록 하였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제26조(박물관 및 미술관의 평가인증)
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박물관 및 미술관의 운영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제16조에 따라 등록한 후 3년이 지난 국·공립 박물관 및 미술관에 대하여 평가를 실시하여야 한다.
②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평가결과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공표하고, 관계 행정기관의 장에게 행정기관평가에 반영하도록 협조 요청할 수 있다.
③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제1항에 따른 평가결과에 따라 우수한 박물관 및 미술관을 인증할 수 있다.
④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제3항에 따른 인증 박물관 또는 미술관(이하 “인증 박물관·미술관”이라 한다)에 대하여 문화체육관광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인증서를 발급하고 인증사실 등을 공표하여야 한다.
⑤ 제1항, 제3항 및 제4항에 따른 평가실시, 평가인증의 기준·절차 및 방법과 인증 유효기간, 인증표시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시행령」 제17조의2(박물관 및 미술관의 평가인증)
①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법 제26조제1항에 따라 박물관 및 미술관에 대한 평가를 실시하려면 해당 연도의 평가대상을 매년 1월 31일까지 고시하여야 한다.
②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다음 각 호의 기준에 따라 평가를 실시한다.
설립 목적의 달성도
조직·인력·시설 및 재정 관리의 적정성
자료의 수집 및 관리의 충실성
전시 개최 및 교육프로그램 실시 실적
그 밖에 박물관 또는 미술관 운영의 적정성을 평가하는 데 필요하다고 인정되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정하는 사항
③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평가에 필요한 자료를 해당 박물관 및 미술관에 요청할 수 있다.
④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은 해당 박물관 및 미술관에 대한 평가 결과를 해당 연도의 12월 31일까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장, 박물관 및 미술관의 장에게 통보하고, 그 평가결과를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 등에 공표하여야 한다.
⑤ 법 제26조제3항에 따른 인증의 유효기간은 3년으로 한다.
⑥ 법 제26조제4항에 따른 인증 박물관·미술관은 옥외간판, 각종 문서, 홍보물 및 박물관 또는 미술관 홈페이지 등에 해당 인증사실 및 내용을 표시할 수 있다.
⑦ 제1항부터 제6항까지에서 규정한 사항 외에 평가 실시 및 평가인증의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한다.
⑤ 제1항, 제3항 및 제4항에 따른 평가실시, 평가인증의 기준·절차 및 방법과 인증 유효기간, 인증표시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이에 문화체육관광부는 2016년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을 개정하여 국·공립 박물관 대상 평가인증제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였다. 동 평가인증제는 등록 후 3년이 경과한 박물관을 대상으로 운영의 질적 수준을 제고하고 공공성을 강화하여 지역 핵심 문화시설로서의 기능을 정립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이는 공립박물관이 갖추어야 할 기본 요건을 충족하도록 유도하여 지속가능한 운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라 할 수 있다. 다만, 인증 기관에 대한 별도의 혜택(incentive)은 아직까지 마련되어 있지 않으며, 인증 유효기간은 당초 2년에서 2022년 시행령 개정을 통해 3년으로 연장되었다.
평가인증의 세부 절차와 기준은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시행령」에 규정되어 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주관 하에 3년 주기로 시행된다. 평가 지표는 [표 1]
[표 1] 2022년 공립박물관 평가지표 체계(문화체육관광부)
| 범주(배점) | 지표 | 세부지표 | 소계 | 정량 | 정성 |
|---|---|---|---|---|---|
| ① 설립 목적의 달성도 (15) | 체계적인 운영계획 수립 | 운영계획의 적정성 | 10 | 7 | 3 |
| 운영형태 | 운영관리의 적정성 | 5 | 5 | - | |
| ② 조직, 인력, 시설 및 재정 관리의 적정성 (25) | 박물관장 전문성 | 박물관장의 전문성 | 3.5 | 1.5 | 2 |
| 적정한 조직 및 인력관리 | 조직 구성의 적정성 | 6.5 | 6.5 | - | |
| 효과적인 재정관리 | 재정 지속성 및 조성 노력 | 5 | 5 | - | |
| 안전한 시설 관리(전시, 수장, 소방 등) | 전시실, 수장고 등의 소방·안전 관리의 적정성 | 10 | 8 | 2 | |
| ③ 자료의 수집 및 관리의 충실성 (20) | 소장품 수집 | 소장품 수집 전문성 및 적극성 | 6 | 4 | 2 |
| 소장품 관리 | 소장품 관리·보존의 적정성 | 5 | 3 | 2 | |
| 소장품 정보관리의 적정성 | 5 | 4 | 1 | ||
| 연구 | 연구 및 성과 공유 | 4 | 2 | 2 | |
| ④ 전시 개최 및 교육 프로그램 실시 실적 (30) | 전시 | 전시 사업 성과 및 실시 실적 | 18 | 10 | 8 |
| 교육 | 교육·체험 사업의 성과 및 실시 실적 | 12 | 6 | 6 | |
| ⑤ 공적책임 (10) | 관람객 관리 | 관람객 확보 및 노력 | 2 | 1 | 1 |
| 상생협력 | 공공 문화기관으로서의 소통 노력 | 2 | 1 | 1 | |
| 지역사회 협력 강화 | 1 | 1 | - | ||
| 지역사회 활동 적극도 | 1 | 1 | - | ||
| 자원봉사자 활용 | 2 | 2 | - | ||
| 법적 책임 준수 | 법적 책임 준수 | 2 | 2 | - | |
| 합 계 | 100 | 70 | 30 | ||
평가 기준의 세부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우선 ‘설립 목적의 달성도’ 항목은 두 가지 지표로 구성된다. ①‘체계적인 운영계획 수립’은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중장기 및 연간 계획의 적절성을, ②‘운영 형태’는 제반 규정의 구비 여부와 그에 따른 운영의 적정성을 평가한다. ‘조직·인력·시설 및 재정 관리의 적정성’ 항목은 네 가지 지표로 나뉜다. ①‘박물관장의 전문성’은 관장의 관련 분야 전문성과 경력을, ② ‘적정한 조직 및 인력관리’는 업무 효율성을 위한 조직 구조와 전문 역량 확보 여부를 평가한다. 또한 ③ ‘효과적인 재정관리’는 재정 확보의 안정성과 집행의 적정성을 다루며, ④ ‘안전한 시설 관리’는 전시실·수장고의 화재 및 도난 방지 시설과 지진 대비 상황 평가를 중점적으로 점검한다.
‘자료의 수집 및 관리의 충실성’ 항목에서 ① ‘소장품 수집’은 설립 목적에 맞는 지속적인 수집 노력과 성과를 평가하는 지표이다. ② ‘소장품 관리’는 보존·복원의 전문성과 소장품의 전 주기(수집~처분) 정보에 대한 체계적 기록 관리를, ③ ‘연구’는 지속적인 조사·연구 수행 및 성과 공유 활동 여부를 평가한다. ‘전시 개최 및 교육프로그램 실시 실적’ 항목의 ① ‘전시’ 지표는 상설전시 교체 및 특별전 개최 현황을 통해 사업 성과를 확인하며, ② ‘교육’ 지표는 설립 목적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의 기획·운영 여부와 그 성과를 평가 대상으로 한다.
마지막으로 ‘공적 책임’ 항목이다. ① ‘관람객 관리’는 관람객 유입 및 만족도 제고 노력을, ② ‘상생협력’은 박물관 및 사업 홍보를 위한 노력, 지역 내 공익적 활동과 기여도, 그리고 박물관 운영 과정에서 지역 인력의 자발적 참여 유도 정도 등을 평가하며, ③ ‘법적 책임 준수’는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에 따른 박물관 규정 준수 여부를 평가한다.
평가인증제의 절차는 문화체육관광부(지역문화정책관 문화기반과)의 대상 기관 고시와 평가 운영사 선정을 거쳐, 8인 이내의 전문가로 구성된 ‘평가인증심사위원회’ 및 ‘현장평가단’을 구성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 박물관 및 해당 지자체에 실행계획을 통보하고, 심사위원회를 통해 세부 평가지표 및 체계를 확정한다. 이후 평가 대상 박물관이 별도로 구축된 데이터베이스에 최근 3년간의 실적 자료를 등재하면, 이를 바탕으로 현장평가단의 실사가 진행된다. 서면 및 현장 평가가 완료되면 심사위원회는 종합 심의를 거쳐 100점 만점 기준 70점 이상을 획득한 기관을 최종 인증기관으로 선정하여 공표한다. 인증의 유효기간은 3년이며, 미인증 기관에 대해서는 운영역량 강화를 위한 컨설팅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공립박물관 평가인증제는 2017년 첫 시행 이후 2025년까지 총 4차례 진행되었다(표 2
[표 2] 공립박물관 평가인증 현황(문화체육관광부)
| 2017년 | 2019년 | 2022년 | 2025년 | 소계(25년 제외) | |
|---|---|---|---|---|---|
| 평가대상 기관수 | 190 | 227 | 267 | 304 | 684 |
| 인증기관 수 | 123 | 157 | 140 | 미발표 | 420 |
| 인증 비율 | 64.7% | 69.1% | 52.4% | 61.4% |
Ⅲ.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의 운영 현황
「2024 전국 문화기반시설 총람」에 따르면, 충청북도 소재 박물관은 총 41개소이며, 설립 주체별로는 국립 2개소, 공립 23개소, 대학 5개소, 사립 11개소로 구성되어 있다. 단, 공립박물관 23개소 통계에는 충청북도 산림환경연구소 산하 산림과학박물관과 충청북도 농업기술원 산하 농업과학관은 제외되어 있다. 문제는 공립박물관 23개소 중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이 규정한 등록 요건을 충족하여 정식으로 등록된 곳은 11개소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의 구체적인 운영 실태9)를 살펴보면 전문 학예 인력의 부재가 심각한 수준이다. 현재 학예 인력이 전무한 박물관은 9개소에 달하는데, 이는 박물관 등록의 필수 요건인 ‘학예사 1명 이상 배치’(「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시행령」)조차 충족하지 못한 상태임을 의미한다. 학예연구사는 자료의 수집·관리·연구·전시·교육 등 박물관의 고유 업무를 수행하는 핵심 전문인력이므로, 학예연구사가 부재한 박물관은 사실상 본연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실제로 학예연구사가 없는 박물관에서는 연간 기획 전시나 사회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되지 않고 있으며, 인력을 갖춘 경우에도 관련 실적이 전무한 사례가 다수 확인되어 충북지역 박물관 운영의 부실함을 방증하고 있다.
이러한 열악한 운영 현황은 평가인증 결과에 직접적으로 반영된다. 2025년 평가 결과는 아직 미공표 상태이나, 지난 3차례의 평가 결과는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의 절반 이상이 ‘미인증’ 기관으로 분류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전국 공립박물관 평균 인증률인 61.4%를 크게 밑도는 수치로, 지역 내 공립박물관의 운영 개선이 시급함을 시사한다(표 4
[표 4] 충북지역 공립박물관 평가인증 현황
| 명칭\연도 | 201711) | 201912) | 202213) | 202514) | 비고 |
|---|---|---|---|---|---|
| 청주고인쇄박물관 | 인증 | 인증 | 인증 | ||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 미인증 | 미인증 | 미인증 | ||
| 충주박물관 | 인증 | 인증 | 인증 | 19최우수 | |
| 조동리선사유적박물관 | 미인증 | 인증 | 미인증 | ||
| 충주세계무술박물관 | 미인증 | 미인증 | 미인증 | ||
| 의림지역사박물관 | 미대상 | 미대상 | 미대상 | ||
| 제천의병전시관 | 미대상 | 미인증 | 미인증 | ||
| 진천종박물관 | 인증 | 인증 | 미인증 | ||
| 증평민속체험박물관 | 미인증 | 미인증 | 인증 | 인증15) | |
| 난계국악박물관 | 미인증 | 미인증 | 미인증 | ||
| 반기문 평화기념관 | 미대상 | 미대상 | 미대상 |
물론, 평가인증으로 대표되는 박물관의 질적 개선 노력이 궁극적인 관람객의 규모 변화를 동반하지는 않는다는 선행 연구 결과도 있다(나보리 2023).16) 그렇지만 평가인증제가 박물관의 서비스 품질 개선 및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Ⅳ.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의 활성화 방안
공립박물관은 지방자치단체가 설립 및 운영의 주체이며 지역사회로부터 인적·물적 자원을 지원받기 때문에 사립박물관에 비해 운영의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은 일부 기관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활동이 부진한 상황이며, 이는 평가인증 결과를 통해서도 알 수 있다. 다만 본 연구에서 충북지역 개별 박물관의 구체적인 사례를 지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어 본 장에서는 공립박물관의 전반적인 활성화 방안을 중심으로 관련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
1. 지역 커뮤니티 공간으로서의 역할 강화
2022년 체코 프라하에서 “The Power of Museums”라는 주제로 개최된 제26차 국제박물관협의회(ICOM) 총회는 박물관의 사회적 역할이 변화하고 있음을 국제적 차원에서 재확인한 계기였다. 총회에서는 기존 정의에서 상대적으로 부각되지 못했던 포용성, 다양성과 지속가능성이라는 핵심 가치를 중심으로 공동체의 참여를 언급하며 새로운 박물관 정의가 제정되었다.
박물관은 유무형 유산을 연구·수집·보존·해석·전시하여 사회에 봉사하는 비영리, 영구기관이다. 박물관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 있어 이용하기 쉽고 포용적이어서 다양성과 지속 가능성을 촉진한다. 박물관은 공동체의 참여로 윤리적, 전문적으로 운영하고 소통하며, 교육·향유·성찰·지식공유를 위한 다양한 경험을 제공한다.17)
박물관의 새로운 정의는 ‘다양성’과 ‘포용성’을 핵심 가치로 내세우며, 박물관이 단순히 유산을 보존·전시하는 정적인 공간을 넘어설 것을 요구한다. 이는 곧 박물관이 대중에게 열린 공간으로서 다양한 배경을 가진 사람들을 포용하고 지역사회와의 능동적인 소통 및 참여를 견인하는 활동적 공간으로 변모해야 함을 시사한다(이정은 2025: 7). 이처럼 박물관의 역할이 사회적 가치 실현으로 확장되는 패러다임의 변화는 공공성을 본질로 하는 공립박물관에 더욱 중요한 과제를 안겨준다. 지방자치단체가 건립·운영하는 공립박물관은 지역 문화유산의 수집·보존·전시라는 고유 목적 외에도 지역 정체성 확립, 주민 결속 강화, 평생교육의 구심점 역할 등 지역사회와 연계된 공공가치를 실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타 박물관과 차별화되기 때문이다(변지영·정헌주 2023: 387-388). 따라서 공립박물관은 지역민의 삶에 밀착하여 그들의 경험과 상호작용을 통해 의미가 부여되는 ‘지역 커뮤니티(Community)’의 거점으로 기능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박물관은 지리적 장소성과 공동체적 정체성을 공유하는 ‘사회적 관련성’을 최우선 목적으로 삼아, 박물관이 지역민의 삶에 문화적·행동적으로 개입하고 다양한 주체들의 서사를 수용하는 대화의 장이 되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지역 문화콘텐츠를 스토리텔링하여 주민 참여형 전시를 구현하는 ‘커뮤니티 박물관’ 또는 ‘마을박물관’의 등장은 좋은 사례를 제공한다. 이곳에서는 주민 구술 채록, 기증 유물에 대한 당사자의 해석, 주민 기획 전시 및 해설 등 능동적인 활동이 이루어지고 있다(장지혜·박진호 2025: 124).
이러한 맥락에서 주목할 만한 국내 사례로는 ‘경기에코뮤지엄(Eco-Museum)’ 프로젝트를 들 수 있다. 이 프로젝트는 박물관이라는 물리적 건물의 경계를 허물고 지역사회 전체를 '지붕 없는 박물관'으로 전환함으로써, 커뮤니티 기반 박물관 운영의 확장 가능성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특히 시흥의 호조벌이나 갯골 등 지역 특유의 생태·역사 현장을 주민이 직접 관리하고 해설하는 주민 큐레이터 제도를 도입하여, 박물관 운영의 주체를 전문가 집단에서 지역사회 구성원으로 실질적으로 확장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공립박물관이 주민 참여를 통해 자생력을 갖추고 지역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유효한 전략적 대안이 될 수 있다.
한편, 박물관을 지역민의 일상 공간으로 끌어들인 해외 사례로는 덴마크의 모스고르 박물관(Moesgaard Museum)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곳은 고고학 유물을 평면적으로 단순 진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극적인 스토리텔링과 몰입형 전시 기법을 통해 학술적 전문성과 대중적 흥미를 동시에 충족시켰다. 더욱 주목할 점은 박물관 건물의 지붕을 경사진 잔디 슬로프로 조성하여 상시 개방함으로써, 주민들이 전시 관람이라는 특정한 목적 없이도 피크닉을 즐기거나 겨울철 썰매를 타는 등 박물관 공간 자체를 거대한 공원이자 일상의 휴식처로 향유하게 하였다. 이는 박물관이 권위적인 건축물이나 폐쇄적인 수장고의 기능을 넘어, 지역민의 생활 속에 자연스럽게 스며드는 열린 여가 공간으로서 기능할 때 비로소 진정한 커뮤니티 거점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결국 현대 사회의 공립박물관은 관람객을 수동적으로 기다리는 공간이 아니라, 상호작용을 유도하는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태지호 2023: 9). 이는 특정한 목적이 있을 때만 방문하는 일회성 공간이 아니라, 지역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방문하여 소통하는 ‘지역 문화의 거점’으로 자리 잡아야 함을 의미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공립박물관은 보유하고 있는 기획전시실, 강당, 교육실 등의 시설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열린 복합문화공간’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단순 전시 관람을 넘어 작은 음악회, 공연, 지역 맞춤형 교육 등 다양한 문화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지역민이 일상적으로 문화를 향유하는 공간으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공립박물관은 지역사회의 문화적 수요(Needs)를 면밀히 파악하고 반영하여 지역사회 발전을 견인하는 실질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할 것이다.
2. 학예연구사의 전문성 확보 및 역량 강화
공립박물관이 지역 커뮤니티 거점으로 자리 잡기 위한 선결 과제는 관련 업무를 전담할 학예연구사의 확보이다. 학예연구사는 문화유산을 포함한 소장품을 관리·연구하고 그 성과를 전시와 교육 등 다양한 방식으로 대중과 향유하는 전문 인력을 의미한다.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제4조는 박물관의 주요 사업으로 자료의 수집·보존, 전시 기획, 소장품 연구,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을 명시하고 있으며, 이를 실질적으로 수행하는 학예연구사는 박물관 운영의 핵심 인력이다.
이에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법 시행령」은 박물관 등록의 최소 요건으로 학예연구사 1명 이상 배치를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충북지역 공립박물관 가운데 학예연구사가 전무한 곳이 무려 39%(9개소)에 달한다는 사실은 시급한 개선이 필요한 지점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법적 의무 사항인 학예연구사를 조속히 배치하여 공립박물관 본연의 기능과 사회적 책무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물론 박물관 운영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관장의 전문성 확보가 필수적이다. 현재 충북지역 공립박물관 대다수는 지자체장이나 행정직 공무원이 관장을 겸임하고 있어, 업무에 대한 이해와 전문적 지휘·감독 체계가 미흡한 실정이다. 실제로 2022년 공립박물관 대상 평가인증 결과에서 ‘박물관장 전문성’ 지표가 68.5%로 낮게 나타난 점은 전국적인 전문 인력 인선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전곡선사박물관이나 상주박물관, 복천박물관 등 전문 역량을 갖춘 관장을 통해 지역사회의 만족도는 물론 전국적인 인지도를 확보한 사례를 고려하면, 관장의 전문성은 기관 성장의 핵심 동력임이 분명하다.
하지만 학예연구사가 배치되어 있지 않거나 단 1명에 불과한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의 열악한 현실을 고려할 때, 현 단계에서는 전문직 관장 도입 논의에 앞서 실무 학예 인력의 충원이 최우선 과제라 판단된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인력 문제의 초점을 학예연구사의 확보와 역량 강화에 두고 논지를 전개하였다.
한편, 박물관의 변화된 정의에 발맞춰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공립박물관이 되기 위해서는 학예연구사의 업무 수행 능력과 인식의 전환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박물관 직원의 역량은 곧 박물관의 수준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직원의 역량 강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이 필요하며, 박물관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는 소양 교육이 무엇보다 시급한 상황이다(이정은 2024: 46). 그리고 지역이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고 주민과 협업하는 박물관을 지향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권위적인 태도나 관행적인 수집·전시 방식에서 탈피해야 한다. 즉, 공공의 참여를 확대하고 사회적 기관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학예연구사의 유연한 사고와 수용적인 자세가 선행되어야 한다(이정은 2025: 10).
아울러 학예연구사 개인의 부단한 역량 강화 노력도 요구된다. 변화하는 사회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한 직무 교육은 물론, 타 기관의 우수 기획전시나 교육 프로그램 사례를 분석·벤치마킹하는 연구 자세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지역의 특수성과 해당 박물관의 정체성에 부합하는 차별화된 사업을 기획할 수 있는 전문성을 갖추어야 할 것이다.
3. 지역 고유의 문화콘텐츠 개발 및 교육 프로그램의 특성화
오늘날 박물관은 유물의 단순한 수집과 전시를 넘어, 지역 주민의 휴식과 소통을 위한 복합문화공간이자 평생교육기관으로 그 역할이 확장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다수의 공립박물관은 여전히 유물의 출토 위치나 시기 등 단편적 정보만을 나열하는 유물 중심의 전시 관행에 머물러 있어, 관람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한 교육 프로그램 역시 지역의 고유한 특성을 살리지 못한 채, 전통 놀이 체험이나 일반적인 공예 수업 등 대동소이한 내용을 반복하는 실정이다. 공립박물관이 지역민에게 사랑받는 공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타 지역과 구별되는 고유의 콘텐츠 발굴과 이를 기반으로 한 교육·체험 프로그램의 특성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와 지역의 역사·문화 자원을 융·복합하여 관람객의 기억에 남고 재방문을 유도할 수 있는 독창적인 ‘킬러 콘텐츠(Killer Content)’를 생산해야 한다. 특히 AR·VR·MR 등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실감형 콘텐츠와 입체적 스토리텔링의 결합은 유물 속에 숨겨진 역사적 맥락과 인간의 삶을 생생하게 복원해 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예컨대 단순한 돌덩어리로 보일 수 있는 선사시대 석기에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입혀 제작자의 의도와 당시의 생활상을 영상으로 재현한다면, 관람객은 유물과 정서적으로 교감하며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전호태 2023). 결과적으로, 박물관 콘텐츠의 범위를 전시물 자체에 국한하지 않고, 교육·체험·연구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 가능한 문화적 정보와 활동으로 확장하여 정의할 필요가 있다.
성공적인 콘텐츠 개발을 위해서는 전문적인 협업 체계의 구축 또한 필수적이다. 전시와 교육의 스토리텔링이 관람객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되기 위해서는 학예연구사의 학술적 고증을 바탕으로 전문 스토리텔러의 서사 구성 역량, 그리고 이를 구현할 프로그래머·디자이너의 기술력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한다. 단순히 디지털 기기를 설치하는 것을 넘어, 지역의 문화를 재해석하고 이를 주민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2019년 개관한 서울생활사박물관은 우수한 벤치마킹 사례가 될 수 있다. 해방 이후부터 현재까지 서울 시민들의 생활사를 다루는 이 박물관은 상설전시 외에도 시민들의 다양한 일상을 기획전시 주제로 풀어낸다([그림 1]
서울생활사박물관이 생활사 자원을 공감 가능한 서사로 전환하여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였다면, 전곡선사박물관은 선사고고학이라는 비교적 난해한 주제를 체류형·참여형 프로그램으로 풀어내며 지역 밀착형 운영 모델을 제시한 사례로 주목된다. 전곡선사박물관은 가족 단위 관람객을 대상으로 ‘1박2일 구석기 가족캠프’나 ‘전곡리안의 하루’ 등과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관람이 전시실 체험에 그치지 않고 박물관에서 ‘하룻밤을 보내며’ 선사시대 생활상을 체험하는 방식으로 확장되도록 설계하고 있다. 이러한 캠프형 프로그램은 단순한 야외 숙박이 아니라 박물관 교육의 맥락 속에서 일정과 체험 활동이 구성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구석기 전문 박물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면서도 관람객의 체류 시간을 늘려 몰입도를 강화하는 것이 특징이다.
특히 전곡선사박물관은 지역의 대표 행사인 ‘연천 구석기축제’와의 결합을 통해서도 박물관이 지역 축제·관광·상권과 맞물리는 문화 거점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올해 32회차를 맞은 연천 구석기축제는 전곡리유적의 역사적 가치를 바탕으로 한 대한민국의 대표 지역 축제로, 선사문화를 교육과 놀이로 풀어내며 대중적 접점을 넓혀 왔다. 전곡선사박물관은 축제를 이끌어가는 주요한 동력 중 하나로, 박물관은 축제의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프로그램 생산의 주체로 기능하며 지역 유입 인구를 확대하는 일종의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한편, 교육 프로그램의 특성화와 관련하여 스웨덴 외스터순드(Östersund)에 위치한 얌틀리 박물관(Jamtli Museum)21) 역시 지역 단위 박물관에서 운영 혁신을 구현해 왔다는 점에서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시관 중심의 실내 박물관과 역사적 건축물을 활용한 야외 박물관(open-air museum)을 결합한 방식의 얌틀리 박물관이 국제적으로 주목받는 지점은 ‘타임 트래블(Time Travel)’로 불리는 몰입형 교육 기법과 이를 실현하는 ‘리빙 히스토리(Living History)’ 운영 방식이다.
여름 시즌에 운영되는 ‘얌틀리 역사랜드(Jamtli Historyland)’22)에서는 얌틀리 일대의 집과 농장들을 배경으로 18세기, 19세기, 20세기의 특정한 복식과 언어, 생활양식을 구현한 해설자(주민·배우 등)와의 상호작용 속에서 관람객이 노동과 놀이, 일상 과업에 직접 참여하도록 설계된다. 이 과정에서 관람객, 특히 아동 및 청소년은 과거를 보는 수준을 넘어 과거를 수행하는 경험을 통해 지역의 역사를 자신의 경험으로 내면화하게 된다. 얌틀리 박물관 사례는 정적인 유물 전시가 주를 이루고, 교육이 전통놀이·공예 체험에 수렴하기 쉬운 공립박물관 현실에서 역할 수행형 체험(리빙 히스토리) 또한 지역의 역사 자원을 생동감 있는 교육 콘텐츠로 전환하는 실질적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 밖에도 양구백자박물관23)은 박물관의 정체성을 지역의 자원(백토)과 산업(도자), 그리고 주민생활과 직접 연결하여 지역사회와 함께 운영되는 콘텐츠 모델을 구축해 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양구는 조선 왕실백자의 제작에 필요한 백토를 공급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으며, 박물관은 이와 같은 지역 자원의 역사성을 전시의 주제에 그치지 않고, 교육·체험·창작·유통으로 이어지는 운영 구조로 확장해 왔다. 특히 양구백자박물관은 눈으로 보는 전시에서 손으로 완성되는 경험으로 전환하기 위해, 흙 만들기-성형-번조로 이어지는 도자기 제작의 전 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지역의 도자 전통을 관람객이 단계적으로 습득하도록 설계하였다.
또한 양구백자박물관은 백토의 물질적 특수성과 접경지역의 공간성을 창작·교육·축제의 장으로 전환하는 장기 프로젝트(양구백토마을 공예창작스튜디오)를 통해 예술 활동을 지역 재생 및 관광과 결합하려는 비전을 제시해 왔다. 이는 공립박물관이 지역사회와 협력할 때, 단발성 행사 중심의 운영을 넘어 중장기적 거버넌스와 파트너십을 통해 콘텐츠 생산-인력 유입-지역경제 파급을 연결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결국 공립박물관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유물을 보유했는가’가 아니라, ‘지역의 문화 자원을 어떻게 재해석하여 주민과 공유하고, 재방문과 참여를 촉진하는가’에 의해 좌우된다고 하겠다. 서울생활사박물관과 전곡선사박물관이 각각 생활사·선사고고학이라는 자원을 스토리텔링과 체류형 프로그램으로 전환해 도시·지역의 일상 속 문화공간을 만든 사례라면, 얌틀리 박물관은 리빙 히스토리와 타임 트래블 기법을 통해 지식 습득을 경험의 축적으로 바꾸는 교육 모델을 구체화하였다. 여기에 양구백자박물관 사례는 백토·도자라는 지역 자원의 특수성을 기반으로, 체험 인프라-지역 참여형 행사-창작 레지던시를 연동함으로써 박물관이 지역사회와 함께 콘텐츠를 생산·유통하는 플랫폼으로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충북지역 공립박물관 역시 지역의 전설·유물·생활사·자연경관 등 고유 자원을 발굴하고, 실감형 콘텐츠와 참여형 교육을 결합하는 한편, 지역 축제 및 상권과 연동되는 운영 모델을 구축함으로써 박물관을 ‘지속 가능한 지역문화 거점’으로 고도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이러한 특성화 전략이 지속가능성을 갖기 위해서는 담당 인력의 역량 강화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특히 박물관의 잠재 고객인 미래 세대와 소통하기 위해서는 교육 및 전시 담당자의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 함양과 끊임없는 역량 개발이 요구된다. 비록 현업의 과중함 속에서 빠르게 발전하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버거운 과제일지라도, 변화하는 흐름에 도태되지 않으려는 위기의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콘텐츠 개발에 힘써야 한다(김진형 2021: 39).
물론 인적 노력과 더불어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이 병행되어야 한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활용한 박물관 교육이 일회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가능한 지역 중심의 문화유산 교육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정 지원24)과 전문 인력의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형화된 지식 전달 방식에서 탈피하여 지역의 문화콘텐츠를 발굴하고 특성화함으로써, 공립 박물관은 지역민의 문화적 자긍심을 고취하고 지속적인 방문을 이끌어내는 능동적인 교육기관으로 자리매김해야 할 것이다.
4. 수요자 중심의 관람 환경 개선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의 지속가능한 운영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공급자 중심의 기존 관리 체계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관람객 중심의 서비스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 그간의 공립 박물관을 포함한 지역 문화공간의 운영은 중앙집중적 정책 기획과 행정 편의주의, 콘텐츠의 다양성 결여 등으로 인해 관람객들에게 적절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는 구조적 한계를 내포하고 있었다(홍승일 2025: 161). 이러한 운영 방식은 이용자 중심의 공간 구성, 전시, 콘텐츠, 프로그램 개발의 미흡함으로 이어져 결과적으로 박물관의 관람 경쟁력을 저하시키는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공립박물관을 단순한 문화기반시설이 아닌,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 상품이자 관광 자원으로 인식하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는 박물관이 제공하는 총체적 문화 체험의 질을 의미하는 관람 경쟁력 강화와 직결된다(홍승일 2023).
구체적으로 서비스 과정 측면에서는 관람객이 박물관을 인지하고 방문, 관람, 퇴장에 이르는 전 과정의 편의성을 제고해야 한다. 최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제3차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 기본계획(2024~2028)」(2024)에서도 생성형 인공지능(AI)을 활용하여 관람객의 취향과 이동 경로를 분석한 맞춤형 관람 동선을 제안하거나, 전시 해설 및 실시간 질의응답 시스템을 구축하여 관람 경험을 풍부하게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물리적 환경의 측면에서도 단순히 유물을 전시하는 기능을 넘어, 박물관을 거점으로 지역의 관광 자원 및 생활 서비스를 연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박물관 인근의 관광지나 상점을 분석하여 핵심 테마를 설정하고, 박물관을 찾아가는 동선에 포토존이나 작은 음악회 등 문화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박물관 방문 자체를 하나의 여행으로 인식하게끔 하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는 박물관이 단독 시설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 관광의 허브(Hub) 기능을 수행함으로써 관람객의 체류 시간을 늘리고 재방문을 유도하는 핵심 기제가 될 수 있다.
한편, 수요자 중심의 환경 개선에는 고령 친화적 관람 환경 조성과 이주민을 위한 관람 환경 조성, 어린이를 위한 박물관 환경 조성 등이 포함된다.
충북을 포함한 지방 중소도시 및 농촌 지역에서는 어린이·가족이 일상적으로 접근 가능한 공공 문화체험 인프라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박물관·미술관 등 공공재적 문화시설 이용이 낮고 사설 키즈카페·놀이공원 등 소비재적 시설 이용이 높게 나타난다는 지적이 제기되어 왔다(이윤진 2014). 주말·방과후 시간대의 문화경험이 키즈카페와 같은 상업 시설 중심으로 대체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이러한 조건에서 공립박물관은 어린이 관람환경 조성을 단순 편의시설 확충으로 한정할 것이 아니라, 지역 돌봄·교육체계(초등학교, 늘봄학교, 지역아동센터 등)와 연계된 정기형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의 교육·체험 공백을 보완하는 공공 거점으로 기능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제3차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 기본계획(2024~2028)」에서도 어린이 대상 프로그램의 연령별 다양화와 함께, 박물관·미술관과 늘봄학교 등 대외기관 협업 확대를 주요 과제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시골(면·읍) 지역 초등학교는 외부 체험학습 자원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으므로, 공립박물관이 학교 교육과정을 보완하는 지역 기반 체험학습 파트너로 참여하여 방문형 수업(전시-활동지-후속수업)을 병행할 때, 어린이 문화향유권의 지역 격차를 완화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충청북도를 포함한 지방 도시들은 급격한 인구 고령화와 지역 소멸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에 따라 공립박물관 역시 고령자를 포용하는 고령 친화적 관람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고령자가 능동적으로 사회에 참여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강조하고 있으며, 박물관은 이러한 사회적 활동과 여가를 지원하는 대표적인 문화 시설이다. 그러나 현재 다수의 공립박물관은 디지털 전환과 스마트 박물관 구축에 집중하면서, 상대적으로 디지털 기기 조작에 미숙하거나 신체적·감각적 기능이 저하된 고령층의 관람 장벽을 높이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
고령 친화적 박물관을 조성하기 위해서는 물리적 요소뿐만 아니라 감각적 요소의 개선도 병행되어야 한다. 먼저 물리적 측면에서는 고령자와 교통 약자의 이동 편의를 위해 주출입구에 자동문과 수동문을 함께 설치하여야 한다. 또한 전시 관람 중 신체적 피로도를 경감시킬 수 있도록 이동 동선 곳곳에 충분한 휴게 공간과 간이 쉼터를 마련하고, 전시장 내외부의 단차를 제거하는 등 세심한 공간 계획이 요구된다. 그리고 감각적 측면에서는 시각 및 청각 기능이 약화된 고령자를 배려한 안내 체계가 필수적이다(김유진·황연숙 2024: 168).
「제3차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 기본계획(2024~2028)」(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휠체어 이용자의 눈높이에 맞춘 키오스크 높이 조절, 큰 글씨 설명, 수어 영상 등을 포함한 ‘유니버셜 서비스 모델’의 도입이 권장되고 있다. 아울러 시각 정보에만 의존하지 않는 다감각적(촉각, 청각 등) 체험 전시를 확대하여 고령자와 장애인 등이 소외되지 않고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나아가 박물관은 고령층을 단순한 수혜자가 아닌 능동적인 문화 주체로 포용해야 한다. 국립박물관의 경우 전시 해설이나 안내 자원봉사자의 80% 이상이 60대 이상 고령층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들의 경험과 지식을 활용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문화체육관광부 2024). 충북지역 공립박물관 또한 고령층 대상의 전문 도슨트 양성 교육이나 자원봉사 프로그램을 확 대하여, 노년층의 사회적 고립을 해소하고 세대 간 통합을 이루는 열린 문화 공간으로서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한편, 수요자의 범위를 확장하여 지역 내 급증하고 있는 외국인 거주자와 새로운 문화 소비 주체로 떠오른 젊은 세대를 위한 서비스 강화도 시급하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의 통계에 따르면, 2025년 9월 말 기준 충청북도 체류 외국인은 80,416명으로 전체 인구의 4.81%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충남, 경기에 이어 전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비중이며, 미등록 외국인을 포함하면 약 1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러한 인구 구조의 변화는 공립박물관이 다문화 사회의 소통 창구로서 기능을 수행해야 함을 시사한다. 따라서 다국어 안내 시스템의 확충은 물론, 이주민을 대상으로 한 문화유산 교육 및 자국 문화와 한국 문화를 잇는 상호 이해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박물관의 문턱을 낮추어야 한다.
아울러 ‘힙-트래디션(Hip-tradition)’ 트렌드를 주도하는 20~40대 젊은 층을 유인하기 위한 콘텐츠 차별화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국립중앙박물관의 문화상품(뮷즈) 매출이 급증하고, 전통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콘텐츠가 인기를 끄는 현상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충북지역 공립박물관 역시 지역의 고유한 설화나 유물을 활용하되, 청주 직지(直指)의 금속활자 및 서체 미감을 응용한 타이포그래피(Typography) 굿즈(포스터, 노트, 의류, 폰케이스 등)를 개발하거나, 진천 종박물관이 보유한 범종의 울림을 활용한 힐링 명상 오디오 콘텐츠(ASMR·수면·마음챙김 프로그램)를 제작하는 등 ‘소장품-체험-소비’로 이어지는 상품이나 디지털 콘텐츠를 병행할 필요가 있다. 더 나아가 오컬트나 판타지적 요소를 가미한 작은 기획전(예: 도깨비나 귀신을 주제로 한 ‘데몬 헌터스’ 전시 등)이나, 넷플릭스 드라마 ‘케이팝 데몬 헌터스’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갓(Gat)’과 같은 전통 의상을 현대적으로 조명하는 소규모 전시를 기획하는 방안도 유효하다. 이러한 시도는 박물관을 단순한 학습 공간이 아닌, 젊은 세대가 즐기고 소비할 수 있는 매력적인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5. 국립박물관 등과의 연계 협력 강화
한편, 지역 공립박물관이 겪는 만성적인 콘텐츠 부족과 전문성 부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립 박물관 및 미술관과의 유기적인 연계 협력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다. 개별 지자체의 예산과 인력만으로는 급변하는 관람객의 눈높이를 충족시키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중앙관의 우수한 자원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활용하는 전략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지역의 문화 활력을 제고하기 위해 전시 프로그램의 교류와 협력을 다양화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국립박물관과 지역 공립박물관이 공동으로 기획하는 전시를 통해 전시기법 및 인적 교류를 확대하는 방안이 있다. 국립민속박물관의 ‘K-Museum’ 지원 사업이나 국립중앙박물관과 소속 국립박물관의 ‘국보순회전’ 등이 대표적이다. 지역의 특수성을 살린 전시를 공동으로 개최함으로써 지역 박물관의 기획 역량을 강화할 수 있고, 국보와 같이 인지도가 높은 유물을 전시하여 지역민의 방문을 유도해야 한다. 또한 지역 박물관 간의 연계협력 강화는 물론이고 타지역 공립박물관에서 흥행에 성공한 전시를 충북지역으로 가져오는 순회 전시를 개최함으로써 문화 향유의 사각지대를 해소할 필요가 있다.
다음으로는 디지털 신기술을 활용하여 박물관 경험의 폭을 확장하고 부족한 콘텐츠를 보완해야 한다. 최근 박물관·미술관에서는 실감 콘텐츠,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하여 과거와 미래를 잇는 다채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 등과 협력하여 해당 박물관에서 제작한 고품질 실감형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 지역민에게 제공하는 한편, 문화 소외지역의 노인과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찾아가는 디지털 가상 콘텐츠’ 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 이는 지역 박물관이 막대한 예산을 들여 독자적인 시스템을 구축하지 않더라도, 중앙의 플랫폼 기술과 콘텐츠를 공유함으로써 관람객에게 양질의 디지털 문화 향유 기회를 제공하는 효율적인 대안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Ⅴ. 맺음말
지방자치시대의 도래와 함께 공립박물관은 지역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지역민의 문화 향유권을 보장하는 핵심적인 문화기반시설로 자리 잡았다. 충청북도 역시 「충청북도 박물관 및 미술관 진흥 조례」를 제정하고 다수의 박물관을 건립하는 등 양적인 성장을 이루어 왔으나, 실제 운영 현황을 검토해 본 결과 충북지역의 공립박물관은 이러한 외형적 성장에 비해 질적 내실화가 시급하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충북 소재 공립박물관 23개소 중 법적 등록 요건을 갖춘 곳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11개소에 불과하였으며, 박물관의 핵심 인력인 학예연구사가 전무한 곳도 9개소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전문 인력의 부재와 부실한 운영 관리 체계는 결국 평가인증의 저조한 실적으로 이어졌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이 지역의 대표 문화거점으로서 위상을 재정립하고 활성화를 위한 방안으로 다음의 다섯 가지를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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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박물관의 정체성을 '유물 보존 공간'에서 '지역 커뮤니티의 거점'으로 전환해야 한다. ICOM 의 새로운 박물관 정의가 시사하듯, 현대의 박물관은 지역민의 참여와 소통을 전제로 하는 포용적 공간이어야 한다. 주민들이 기획과 해설에 참여하는 '마을박물관'과 같은 시도를 통해 지역민이 일상적으로 방문하고 소통하는 열린 복합문화공간으로 거듭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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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학예연구사의 전문성 확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선결 과제이다. 학예연구사는 박물관의 고유 업무를 수행하는 필수 인력임에도 불구하고,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의 인력 배치 현실은 매우 열악하다. 지방자치단체는 법적 의무 사항인 학예 인력을 조속히 확충하여 박물관 운영의 정상화를 도모하는 한편, 기존 인력에게는 지속적인 교육·훈련과 경력개발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급변하는 박물관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아울러 전문성을 갖춘 인력을 관장으로 선임하는 등, 지방자치단체장의 정책적 관심과 행정·재정적 지원이 병행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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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지역 고유의 자원을 활용한 킬러 콘텐츠 개발과 교육 프로그램의 특성화가 필요하다. 천편일률적인 전시와 사회 교육에서 탈피하여, 지역의 설화나 역사적 자원에 디지털 스토리텔링을 접목한 실감형 콘텐츠를 개발함으로써 관람객에게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는 박물관의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 기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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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 공급자 중심이 아닌 수요자 중심의 관람 환경으로 개선되어야 한다. 지역적 특성을 고려하여 이동 편의 시설 확충과 다감각적 전시 등 고령 친화적 환경을 조성하는 한편, 증가하는 외국인 거주자와 젊은 세대를 유인할 수 있는 다국어 서비스 및 '힙-트래디션' 콘텐츠를 적극 도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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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국립박물관 등과의 연계 협력을 강화하여 부족한 자원을 보완해야 한다. 개별 지자체의 한정된 예산과 인력을 극복하기 위해 국립박물관의 순회 전시를 유치하거나, 고품질 디지털 콘텐츠를 공유받아 지역민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
결론적으로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의 활성화는 시설의 건립만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지자체의 안정적인 재정 지원과 전문 인력의 확보, 그리고 지역민과 상호작용하려는 운영 주체의 인식 전환이 유기적으로 결합될 때 비로소 지속가능한 발전을 담보할 수 있다. 본 연구에서 제시한 운영 활성화 방안은 충북지역 공립박물관이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문화 공간이자 지역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자리매김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하기를 기대한다.


표 3 충북지역 공립박물관 현황(2024 전국문화기반시설 총람)
| 이름 | 지역 | 등록 여부 | 개관일 | 개관 일수 | 관람 인원 | 학예 인력4) | 기획 전시 | 사회 교육5) | 지정 유산6) |
|---|---|---|---|---|---|---|---|---|---|
| 감우재전승기념관 | 음성군 | 미등록 | 2003.11.01 | 251 | 4,624 | ||||
| 난계국악박물관 | 영동군 | 2종 | 2000.09.23 | 250 | 1,320 | 1 | |||
| 농업역사박물관 | 괴산군 | 미등록 | 2015.01.01 | 300 | 1,335 | ||||
| 보은향토민속자료전시관 | 보은군 | 미등록 | 1995.10.21 | 260 | 378 | 1 | |||
| 솔향공원 소나무전시관 | 보은군 | 미등록 | 2007.05.01 | 300 | 82,450 | 1 | |||
| 수양개선사유물전시관 | 단양군 | 미등록 | 2006.07.25 | 311 | 12,879 | 1 | 1 | 1 | |
| 영동향토민속자료전시관 | 영동군 | 미등록 | 1994.06.18 | 250 | 488 | 1 | |||
| 옥천향토전시관7) | 옥천군 | 미등록 | 1996.05.01 | 311 | 27,006 | 3 | |||
| 의림지 역사박물관 | 제천시 | 1종 | 2019.01.08 | 300 | 166,579 | 2 | 2 | 7 | 5 |
| 제8대유엔사무총장 반기문 평화기념관 | 음성군 | 1종 | 2018.12.06 | 308 | 13,470 | 1 | 3 | 10 | 91 |
| 제천국제 발효박물관8) | 제천시 | 미등록 | 2010.08.10 | 300 | 150,000 | ||||
| 제천유물전시관 | 제천시 | 미등록 | 2001.10.26 | 365 | 135,757 | ||||
| 제천의병전시관 | 제천시 | 2종 | 2001.10.26 | 312 | 6,176 | 4 | 1 | ||
| 조동리선사유적박물관 | 충주시 | 2종 | 2005.11.09 | 312 | 21,673 | 1 | 1 | 2 | |
| 증평민속체험박물관 | 증평군 | 1종 | 2010.06.12 | 311 | 33,519 | 1 | 1 | 22 | |
| 진천종박물관 | 진천군 | 1종 | 2005.06.22 | 300 | 30,693 | 1 | 3 | 13 | |
| 청주고인쇄박물관 | 청주시 | 1종 | 1992.03.27 | 289 | 77,713 | 6 | 1 | 17 | 134 |
| 청주백제유물전시관 | 청주시 | 2종 | 2001.11.29 | 317 | 19,343 | 1 | 1 | 2 | |
| 충렬사유물전시관 | 충주시 | 미등록 | 1978.11.23 | 365 | 15,433 | 1 | |||
| 충북교육박물관 | 청주시 | 미등록 | 2006.07.14 | 248 | 5,691 | 1 | 5 | ||
| 충주박물관 | 충주시 | 1종 | 1986.11.25 | 200 | 117,208 | 3 | 2 | 5 | 6 |
| 충주세계무술박물관 | 충주시 | 2종 | 2011.07.08 | 250 | 41,046 | 2 | |||
| 한지체험박물관 | 괴산군 | 미등록 | 2013.01.01 | 300 | 2,965 | 4 | 14 |
